피부단식 3개월째다.
요즘은 일어나면 습관처럼 거울을 본다. 허물은 여전하다. 코와 입 주변이 유독 심하다.
세안할 때 매끄러운 감촉을 느낄 수가 없다. ‘다시 화장품을 바를까?’라는 생각이 자꾸 고개를 내밀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앞으로 한달, 아니 조금이라도 더 참아보자고 마음을 다 잡는다.
거울을 보는데 얼핏 팔자주름에 눈길이 갔다. 지금까지 건조한 피부와 허물만 신경 쓰느라 늘 거울을 보면서도 얼굴 전체를 꼼꼼히 살피지 않았었다. 그런데 팔자주름이 옅어졌다. 틀림없다. 최근 몇년간 팔자주름이 이렇게 눈에 띄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.
놀라운 변화가 하나 더 있었다. 얼굴에 온통 각질이 일어나고 허물이 벗어지는데도 피부가 건강해 보인다. 굉장히 신기한 현상을 구경하는 기분이었다.
아직까지 좌우간 피부단식에 대해 모르는 것 투성이라 정보를 얻으려고 인터넷을 검색했다. 피부단식을 주제로 하는 사이트나 블로그가 너무 많아서 도저히 다 둘러보지 못하겠다.
아무것도 바르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블로그 글도 상당수다. 그 가운데 ‘얼굴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더니 한동안 수염처럼 허물이 벗겨졌는데 지금은 피부가 깨끗하게 회복되었다 ‘라는 글이 있었다.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.